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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베이비조선] 자연주의 육아 제대로 하는 법
2016-11-26 00:00:00
하우연한의원 윤정선 원장의 [한의사 엄마의 튼튼 육아]
[베이비조선] 자연주의 육아 제대로 하는 법


 
최근 한 기사를 통해서 ‘수두파티’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어요. 아기에게 면역력을 만들어 주기 위해 수두에 걸린 아이를 초대해 함께 놀게 한다는 취지의 기사였는데요. 세 아이를 둔 엄마이자 질병을 치료하는 한의사로서 몹시 경악스러운 기사였습니다. 한때 서구에서 수두파티가 유행했다고도 하죠. 하지만 그 부작용과 우려 때문에 금기시 된지 오래고, 수두에 걸릴 경우 아이의 통증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엄마들의 무지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수두파티를 열었다는 엄마들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일은 아주 당연한 결과겠죠. 하지만 잠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엄마가 ‘처음’인 때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실수도 하게 되고, 그릇된 정보를 따르게도 되는 거죠. 유행처럼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자연주의 육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드릴까 해요. 유행타지 않는, 유행을 타서도 안되는 진짜 육아에 대해서요.
 
동서고금의 육아진리, <동의보감의 양자십법>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은 없으실거에요. 1610년경 지어진 조선 의학의 대가로 꼽히는 허준 선생이 지은 한방의서인 동의보감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치료하는 여러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의학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의 지혜들이지만 지금의 기술들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은데요. 그 가운에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양자십법’이라 불리는‘아이를 키우는 열가지 방법’을 소개할게요. 
 
1) ‘요배난(要背暖)’, 등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아기를 비롯해 어린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특히 요즘같은 환절기엔 아이들 온도 조절하기가 매우 어려울 거에요. 시원하게 해주면 감기에 걸릴까 걱정이고, 조금만 더우면 금새 땀띠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아이의 등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목 부위에 서늘한 기운이 닿으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면역력도 떨어지게 되면서 감기 같은 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Tip. 날씨가 추울 때 목도리나 스카프 등으로 목만 따뜻하게 해줘도 훨씬 건강에 좋습니다. 등과 목이 이어지는 부위에는 바로 ‘폐수’라는 혈자리가 있는데 이 혈자리는 차가운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통로이기도 하고, 감기 등의 호흡기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혈자리이기도 하거든요.
 
2)    ‘요두난 (要肚暖)’, 배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소화기능은 인체 기능가운데 매우 중요한데요. 어린아이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가 먹는 음식들을 잘 소화시켜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과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서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Tip. 아이들이 밤에 잘 때 답답해서 이불을 걷어차는 경우가 있는데 배는 꼭 수건이나 얇은 천으로라도 덮고 잘 수 있도록 해주세요.
 
3) ‘요족난(要足暖)’, 발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손발이 차다는 것은 그만큼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발은 심장에서 가장 먼 곳이기 때문에 항상 따뜻하게 해줘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Tip. 일단 아직 어린 아기들의 경우에는 엄마가 발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아침 저녁으로 쭉쭉이를 해주세요. 또한 좀 더 큰 아이들의 경우에는 밖에서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꼭 만들어주세요. 움직이면서 다리근육을 쓰게 되면 다리로 가는 혈액량이 늘어나서 발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4) ‘요두냉 (要頭冷)’, 머리는 시원하게 해야 한다. 
사람의 머리를 제양지회라고 합니다. 우리 몸의 모든 양이가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인데요. 사람의 의지와 행동을 관장하는 ‘뇌’가 있는 부위인 만큼 항상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Tip. 컴퓨터나 자동차 엔진도 너무 과열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냉방팬이나, 냉각수가 꼭 있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머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자를 쓰는 것은 뜨거운 햇빛을 피하게 해주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평소에 멋으로 자주 쓴다거나 너무 오래 쓰고 있는 것은 오히려 머리를 뜨겁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요심흉냉 (要心胸冷)’, 심장과 가슴은 서늘하게 해야 한다
어른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낍니다. 아이들은 어떨까요? 어른과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건강에 해롭게 되고, 화를 내거나 놀라는 일이 생기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터질 것 같은 증상을 겪게 됩니다.
 
Tip.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는 일’로 스트레스를 푼답니다. 너무 집에만 있거나 공부만 하게 하지 말고, 또래 친구들과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또 어른들의 생각이나 속도에 아이를 맞추려고 닦달하기 보다는 아이의 속도를 살피고, 그 속도에 맞추어 충분히 칭찬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6) ‘물령소아돌연간이상지물(勿令小兒突然看異常之物)’, 갑자기 낯선 사람이나 이상한 것을 보지 않게 하라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반응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욱 자극적으로 받게 됩니다. 어린시절에 경험한 사건 사고를 기억하지 못해도 뇌속에 잔상으로 남아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고요.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자극’에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한번 놀라게 되면 기가 어지러워져 여러날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심한 경우 구토와 설사처럼 전신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Tip. 낯선 장소에서는 아이를 혼자 두지 말고, 놀란 아이는 많이 안아주세요
 
 
7) ‘유식요난 (乳食要暖)’, 수유와 식사는 따뜻하게 해야 한다. 
아이들의 소화기능을 좋게 하기 위해서 배를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배가 따뜻하기 위해서는 평소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따뜻한 음식은 속도 편하고, 영양소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8) ‘아제미정물사음유(兒啼未定勿使飮乳), 아이가 울음을 그치기 전에 젖을 주지 않아야 한다 
아이를 출산하고 조리원이나 산부인과 모유수유센터에서 가장 먼저 가르쳐주는 것이 바로 수유교육입니다. 이때 ‘아기가 울 때 젖을 줄지 말라’입니다. 아기의 버릇이 나빠질까봐 그러는 것이냐고요? 아닙니다. 아기가 울고 있을 때는 모유나 분유를 섭취하게 되면 그 액체가 식도를 통해 위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칫 기관지나 폐로 들어갈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흡인성 폐렴’같은 위험한 질환을 앓게 될 수 있습니다. 
 
TIP. 아이가 너무 심하게 울고 있을 때는 젖이나 젖병을 물리지 마세요.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에 주는 것이 좋습니다.
 
9) ‘물복경분주사(勿服輕粉朱砂)’, 경분과 주사를 함부로 쓰지 말아라 
약과 주사를 함부로 쓰지 말라는 뜻인데요. 최근에는 내성을 일으킬 수 있는 항생제나 스테로이르제의 오남용에 잦아 평소 주위를 기울어야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약을 쓰지 않고 키우는 것도 바른 육아는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Tip. 양약이나 한약 모두 아이가 복용하기 전에 꼭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 후에 복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아이가 아프더라도 독한 약이 아니라 먼저 순한 약으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10) ‘의소세욕(宜少洗浴)’, 목욕을 너무 자주 시키지 말라. 
아이들은 하루만 씻지 않아도 쉽게 몸이 끈적끈적 해지죠.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날마다 아이를 씻기는데, 너무 자주 씻기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어른보다 살성이 연하기 때문에 잦은 목욕은 피부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피부 손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외부 감염우려는 더욱 높아진다는 사실, 기억해주세요. 
 
Tip. 아주 더운 여름이라 할지라도 너무 자주 씻기는 것보다는 하루 한번 잠깐 동안 통목욕을 하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특히 피부가 많이 건조하거나 약한 아이들의 경우에는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을 겨울에 아이들의 피부는 점점 건조해지는데요. 이럴 때는 2~3일에 한 번 정도로 목욕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육아엔 정답이 너무 많아 어렵다고 하죠? 하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것이 육아기도 하잖아요. 출산과 육아의 고통이 너무 커 다시는 출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엄마들도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를 보면 동생을 또 낳고 싶어지는 마음이 바로 육아의 보람이 아닐까 해요. 오랜 지혜가 빚어낸 보물같은 자연주의 육아법에 나만의 노하우를 더해 새로운 육아보물지도를 만들어가는 건 어떨까요?
 
글 윤정선(한의사)
글을 쓴 윤정선 씨는 여성, 소아전문 하우연한의원의 대표원장으로, 임상경력 19년 한의사로 활동하며 한 환자를 유아에서 성인까지 키워낸 베테랑 한의사다. 실제로 2녀 1남 다둥이 한의사 엄마답게 아이들의 바른 성장에 대한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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